요즈음 사회의 모습이 많이 바뀌었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남자들이 밖에 나가서 일을 하는 경우가 더 많고 생계를 책임지는 경우가 더 많지 않을까 한다. 옛날에는 맞벌이 개념보다는 아버지 혼자서 생계를 책임지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. 나도 그러한 가정에서 자라왔다.
그 당시만 해도 퇴근하고 오던 아버지가 반갑기도 하면서 조금 멀리하게 되는 이유가 있었다. 반가운 이유는 항상 퇴근 후에 맛있는 음식을 사오셨던것 때문이다. 하지만 또 음식 말고는 아버지를 좀 멀리하게 된 이유는 다름 아닌 아버지의 발 냄새 때문이었다.
어린 나이에는 그 발냄새가 왜 그렇게 맡기가 싫었던건지.. 그냥 음식만 받아서는 거실로 가서 허겁지겁 먹기 바빴다. 아버지에게는 수고했다 그리고 와서 함께 먹자라는 말도 없이 말이다. 지금 생각해보면 참 어리석었던 어린 시절의 내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.
이렇게 나이가 들고 보니 아버지의 발냄새는 내가 멀리 해야할 냄새가 아닌 정말 감사해야할 냄새였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. 그 발냄새가 가족들의 생계를 책임지고 또 자식들에게 맛있는 음식을 사줄 수 있는 이유였으니 말이다. 왜 이제서야 그 사실을 깨닫는지 참 후회가 된다.
수고하셨어요 아버지.. 감사합니다 아버지.. 라는 말 한마디를 못해서 아직까지 망설이고 있는 중이다. 더 늦기 전에 한번 해야할텐데 생각만 하고 있다. 아마 이글을 보는 여러분들도 비슷할 것이다. 그래서 말인데 용기내서 오늘 사랑한다고 고맙다고 이야기를 해보는건 어떨까.